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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김은미(E) 회원] 한경에세이: 추수감사절과 김옥길 선생님 (한국경제 2021.12.01)
Date: 2021-12-01

한국경제  |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입력 2021.12.01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은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다. 다른 나라도 추수감사절을 이때쯤 지낸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에는 여러 기원이 있지만 1620년 영국에서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얻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에 도착해서 한 해 동안 새로운 땅에서 고생하며 일군 추수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나님께 바치고, 신대륙 정착을 도와준 원주민들과 음식을 나눴다는 플리머스의 기록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1621년의 일이니 벌써 올해로 400주년을 맞은 셈이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풍경은 나라 전역에 흩어져 있던 가족이 대이동을 하면서 오랜만에 모여 특별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큰 칠면조가 식탁 한가운데 놓이고 크랜베리, 감자, 고구마, 그린피와 칠면조를 구우면서 나온 즙으로 만드는 그레이비소스가 풍성히 차려진 가운데 무엇보다 펌킨파이가 빠질 수 없다.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한 해를 감사하면서 특별한 요리를 나누는 것이다.

유학 시절, 추수감사절 시즌이 되면 조금 다른 의미로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이화여대의 큰 스승 중 한 분인 김옥길 선생님에 대한 추억이다. 선생님은 《열린 대문과 냉면 한 그릇》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대신동 자택 문을 활짝 열어놓고 많은 사람에게 냉면과 빈대떡을 대접했다. 선생님은 이화와 관계가 있든 없든 간에, 누구에게든지 이 냉면 한 그릇 대접하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셨다.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이던 때, 문교부의 모든 직원을 불러 냉면을 내어주신 것을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억한다. 그날 초대된 사람들은 문교부 공무원뿐만이 아니라 경비를 보거나 청소를 하는 분들을 비롯해 선생님 대문을 열고 들어온 모든 사람이었고, 이들 모두 똑같은 음식을 함께 나눴다.

 

중략

 

기사 원문 출처: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1113053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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