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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정치] [권오곤 회원] 권오곤 회고록 제2화 : 선거에 당선되다 (1) (법률신문 2022.12.15)
Date: 2023-01-03

법률신문 |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한국법학원 원장,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법연구소 소장, 전 구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

입력 2023.01.03

 

제2화 : 선거에 당선되다 (1)

 

“대한민국의 권오곤 씨”

 2001년 3월 14일 뉴욕의 유엔총회장. 유엔총회 제55회기의 제95차 임시 총회에 191개 유엔 회원국의 대표들이 모여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의 상임 재판관 14명을 뽑는 선거였다. 당시 선거운동을 담당하던 우리 외교관들은 1차 투표에서 7~8명 정도가 당선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2차 투표부터는 투표할 수 있는 표 수가 현저히 줄어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얻은 지지 약속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 당선되지 않으면 당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1차 투표 결과를 읽고 있던 핀란드 출신의 하리 홀 케리 (Harri Holkeri) 유엔총회 의장은 벌써 10명째 당선자의 이름을 발표하고 있었다. 프랑스 후보였다. “아, 어려운가 보다!” 하는 생각이 스쳐 갔다. 그때였다. 11번째의 당선자였다.

“대한민국의 권오곤 씨, 109표. (Mr. O-Gon Kwon, Republic of Korea, One hundred and nine.)”

와우, 당선되다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옆의 선준영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들과 나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만세!” 모두들 서로 얼싸안으며 내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 와중에 우리 외교관들 사이에서 나의 예상 득표수를 가지고 10불씩 걸었던 내기에서 득표수를 정확하게 맞춰 ‘상금’을 타게 된 내 고등학교 동기 문태영 참사관도 축하 인사를 받았다.

당선은 실로 예상 밖의 일이었다. 약 보름간의 선거운동을 위하여 뉴욕에 도착하였을 때, 서울 법대 후배로서 한국 유엔대표부에서 내 선거운동을 담당한 이기철 1등서기관은 내게 “선배님 약력을 보니 지금까지 떨어져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쓴맛을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기철 서기관은 나중에 내가 ICTY 재판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중에 네덜란드 대사로 부임해 와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던 이 서기관이 선거일 바로 전날에는 내게 “어쩌면 당선될지도 모르겠습니다”고 말했다.

 

후략

 

원문 출처: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18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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