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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산업•환경] [이정동 회원] 이정동의 축적의 시간: “강한 제조업이 국가 안보의 초석” (중앙일보 2021.06.21)
Date: 2021-06-21

중앙일보  |  이정동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

입력 2021.06.21

 

제조업 생태계 무너지는 건 한순간
복구하는데 몇 배의 힘 더 들어
미·중, 제조업 역량 강화 사활 걸어
공급망 재편 움직임, 한국에도 기회

 

미국이 제조업에 목 매는 이유

몇 년 전 조선산업이 한창 어려울 때 울산에 있는 한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축구장만한 현장에 사람이 드나들 정도로 큰 강관 파이프들이 몇 군데 펼쳐져 있었다. 평소 백명 이상이 시끌벅적하게 일하던 곳에 딱 한사람이 용접 불꽃을 튀기고 있었고, 사장의 한숨 소리는 길었다.
문 닫은 공장들을 지나는 동안 임대광고를 붙인 불 꺼진 공구상이 눈길을 끌었다. 공장은 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공구상도 있어야 하고, 재료 납품 회사와 고객사도 있어야 한다. 인력도 있어야 하고, 연구소, 은행, 운송회사도 있어야 한다. 이들이 서로 모여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문 닫는 제조업체가 하나둘 생기면, 공구상이 문 닫듯 생태계에 구멍이 나기 시작한다.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만드는 데는 이전보다 몇 배의 힘이 든다. 그래서 제조현장 한 곳은 단지 뭔가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여러 산업활동이 함께 어우러지는 산업생태계의 주춧돌 하나다. 연구개발, 설계, 디자인, 마케팅 등 소위 선진국형 기술집약적 고부가 서비스 산업도 적용대상인 제조업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제조기반은 기술혁신을 위한 지식축적의 기반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10년 넘게 미국산업의 최대 고민은 제조 현장이 사라지면서 혁신역량이 따라 없어지는 이중 공동화현상이다. 세계 3위 파운더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더리스사가 2018년 7나노공정 건설을 포기하면서 미국 내 반도체 디자인 설계역량까지 떨어졌다는 지적이 대표적 사례다. 그래서 제조기반을 국가의 혁신공유재라고도 한다. 기술선진국들이 제조역량 강화를 산업정책의 핵심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략

 

기사 원문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olink/2368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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