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입력 2021.09.10
시애틀의 파이크플레이스마켓은 전통시장이지만 백화점이나 청년들이 모여드는 골목상권과 같이 짜임새가 있다. 한국 전통시장에서 기대할 수 없는 독립서점을 서너 군데나 찾을 수 있을 정도다. 한국 전통시장과의 차이가 뭘까? 건물주가 직접 임대사업을 하는 한국 전통시장과 달리 이 시장은 건물의 다수를 소유한 시정부가 시장관리회사를 세워 입점 상점의 콘텐츠를 직접 관리한다.
한국의 부동산 개발회사들도 상가 조성 후 이를 일괄 분양하던 관행을 직접 임대하는 운영자 모델로 전환한다. 신도시 상권을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개발하는 네오밸류의 플래그십 센터 앨리웨이 광교도 운영자 모델을 채택했다. 다른 기업들도 상가 전체를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핵심 점포를 유치한 후 나머지 공간을 분양한다.
미국과 같이 한 기업에 임대사업을 위탁할 수 없는 골목상권은 어떻게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을까? 서울 연남동, 성수동, 익선동, 한남동은 상권관리시스템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돈을 모은다. 무질서해 보이는 골목상권에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앵커스토어(핵심이 되는 유명 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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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출처: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9/873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