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데이 | 이홍구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전 국무총리
입력 2022.04.09
한국의 남해안은 부산에서 목포에 이른다. 그 중간 지점에 경상남도 통영이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성용(1932~2005) 회장이 그토록 염원하던 음악제를 출범시킨 곳이 통영인 이유다. 그는 호남인으로서 한국 정치의 편파적 의식이 조장한 영호남 분열을 심각하게 걱정했고, 아름다운 한국의 남해안이 나뉘어 대립하게 된 폐습을 안타까워했다. 그 중간 지점인 통영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음악제가 열린다면 영남과 호남을 가르는 생각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겠냐는 게 그의 뜻이었다.
한국 음악의 국제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과연 누구를 꼽을까에 대한 대답도 이미 준비했던 분이 박 회장이다. 서양 음악, 특히 현대 음악 발전의 중심지로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던 독일에서 뛰어난 작곡가로 활동한 윤이상(1917~95) 선생은 독일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이미 명성이 자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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