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포럼 The Seoul Forum for International Affairs(SFIA)

국문/KOR

[외교안보•정치] [홍석현 회원] "한반도 뫼비우스의 띠 풀기: 북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中 서문
Date: 2022-09-02

한반도 뫼비우스의 띠 풀기: 북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中  서문 

남북 간의 진정한 화해와 다각적인 교류·협력, 공고한 평화 구축과 공동 번영, 평화 통일의 성취는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우리처럼 분단국이었던 독일은 2020년에 통일 3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분단을 극복한 독일은 유럽의 중추 국가로 우뚝 서 있습니다. 우리는 분단된지 75년이 됐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분단 100년을 맞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남북관계는 부침을 거듭했습니다. 1970년대 초 남북대화가 시작된 이래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과 수백 번의 대화와 접촉이 있었습니다.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 등 많은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1980년대 후반 남북 교역이 시작되고 1998년 금강산 관광의 길이 열렸을 때, 우리 국민은 ‘새로운 남북관계’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서해에서 남북 해군 간 교전이 벌어지고, 북한 측에 의해 천안함이 피격되고 연평도에 대한 포격이 가해졌을 때, 남북관계의 본질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 세계적 차원의 비확산을 크게 위협한 것이 북핵 문제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1994년 10월의 제네바합의, 2005년 9월의 9·19 공동성명, 2012년 2월의 2·29 합의는 결국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이제 ‘핵보유국’을 자임하는 북한은 수십 기의 핵무기와 그 운반 수단인 ICBM, SLBM 등을 개발하면서 핵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핵을 가진 북한과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일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북핵 문제가 등장한 이후 역대 한국 정부는 ‘비핵화’를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만을 직접 상대하려 했고, 한국 정부의 역할은 축소하려고 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자위적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논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2017년 11월 ‘국가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이후에는 자주권과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핵무기가 북한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한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향한 길은 더욱 험난해졌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열린 2018-19년간의 남북, 미북 정상 간의 비핵 평화 회담은 그 동안의 북핵 문제 협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회일 수도 있다는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래 협상은 교착 상태이고 대화는 중단됐습니다. 협상 환경은 악화됐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중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북한 비핵화의 길이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를 만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북핵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해법을 만들고 실천해야 합니다. 한국이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 동맹국 미국을 포함해서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진 주변국의 협조 수준과 내용이 달라질 것입니다. 한반도 위기를 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우리가 하기에 달렸습니다.

한반도평화만들기의 모태인 한반도포럼은 1990년대 중반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에 기여하기 위해 보수·진보를 망라한 학자·전문가의 연구모임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동안 세미나·학술회의·정책 제안을 해왔습니다. 2003년 3월에는 분단 이후 최초로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해외학자가 참여한 평화·통일학술회의를 개최했습니다. 2012년 9월에는 북핵 문제, 남북 경제·교류협력과 인도주의 문제, 평화체제와 국제협력, 통일문제를 망라한 전략제안서인 『남북관계 3.0: 한반도 평화협력프로세스』를 발간해 정책 입안과정에 반영되도록 했습니다.

한반도포럼은 학자·전문가뿐만 아니라 전직 장·차관과 외교관으로 구성원이 확대됐습니다. 한국 최고의 전문가 모임이 됐기에 정책 제안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책은 이런 노력의 하나로 꽉 막힌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 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포괄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제안이 현재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한반도포럼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 국제 평화, 안보와 협력을 위해서 계속 기여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2월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홍석현

 

Copyrights and Contact details

  • Seoul Forum
  • 주소 03737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충정로23 풍산빌딩 3층
    TEL. 82-2-779-7383 FAX. 82-2-779-7380 E-Mail. info@seoulforum.or.kr
    개인정보처리방침   국세청
    Copyright © 2018 The Seoul Forum for International Affairs. All Rights Reserved.

Display page loading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