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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정치] [권오곤 회원]권오곤 회고록 제1화 : 헤이그에서의 15년(법률신문 2022.12.01)
Date: 2022-12-01

법률신문 |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한국법학원 원장,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법연구소 소장, 전 구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

입력 2022.12.01 

송별 리셉션의 감동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the former Yugoslavia, 이하 ‘ICTY’ 또는 '재판소')"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맡았던 카라지치 사건의 판결 선고일이 2016년 3월 24일로 정해지고, 귀국일도 그 엿새 뒤로 정해지자, 당시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의 최종현 대사가 고맙게도 2016년 3월 4일 저녁 시간에 헤이그 시내의 데장드 호텔 (Hotel Des Indes)에서 나를 위한 송별연을 열어 주었다. 헤이그에 소재한 여러 국제재판소의 재판관들과 직원, 외교 사절, 각종 국제기구 직원,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까이 지낸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 성대한 행사였다.

식순에 따라 최 대사의 인사 말씀에 이어 송별사를 했다. 그중 다음과 같은 대목을 말하던 중이었다:
“한국에서는 법관의 인사이동 때문에 여러 번 이사를 했기 때문에, 네덜란드 헤이그가 내가 성인이 된 이후 가장 오래 살았던 곳이고, 이제는 제2의 고향과 같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내 인생의 가장 황금기인 마흔여덟 살부터 예순세 살까지 15년의 기간을 국제법의 수도라고 하는 헤이그에 바친 셈이다. 나도 이에 상응해서 공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고, 이제 비록 헤이그를 떠나지만, 헤이그에서의 경험에 터잡아 국제형사법 제도의 전도사가 될 것이고, 국제적 법의 지배 확립을 위하여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

미리 준비했던 내용이었지만, “마흔여덟 살부터 예순세 살까지”라는 말을 하는 순간, “아, 정말로 긴 시간을 헤이그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들면서, 내 말에 스스로 울컥하는 감정이 솟았다. 이어진 초청 성악가가 부른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My Way)’ 역시 벅찬 감정을 더하게 했다. 지난 15년의 기간이 주마등 같이 뇌리를 스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2001년 3월 1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있었던 선거에 당선되고, 같은 해 11월 17일 재판소에 부임할 때에는 4~5년이면 돌아올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다. 참으로 긴 시간이 쏜 화살같이 빨리 지나갔다.

 

기사원문출처: [권오곤 회고록] 제1화 : 헤이그에서의 15년 (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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