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 |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한국법학원 원장,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법연구소 소장, 전 구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
입력 2023.04.08
1999년 4월 4일 세르비아 동부에 있는 테키야(Tekija) 마을의 한 어부가 다뉴브(Danube) 강에서 섬뜩한 것을 발견했다. 강 속에 빠져 있던 냉장 트럭이 물 표면 위로 떠오른 것이었다. 트럭에는 코소보의 프리즈렌(Prizren)에 있는 한 도살장의 로고가 있을 뿐, 번호판이 없었다. 감식 경찰관은 처음에는 사고인 것으로 알았다. 잠수부가 수색해 본 결과, 운전석은 비어 있었고 가속 페달 위에는 돌이 눌러져 있었다. 그리고 인양된 트럭 안에는 도살된 동물이 아니라 86구의 시체(정확하게는, 시체 83구와 분리된 머리 부분 3개)가 들어 있었다. 그들 중에는 5~6세의 남자아이, 7~8세의 여자아이도 있었다. 18~20세의 소년도 있었는데, 손이 등 뒤로 묶여 있었고 총상이 있었다. 이들 시체는 며칠 후 경찰 상부의 지시에 의하여 비밀리에 야간에 벨그레이드(Belgrade) 교외의 바타이니차(Batajnica)에 있는 경찰 훈련소로 옮겨졌다. 그리고 시체를 실었던 냉장 트럭은 페트로보 셀로(Petrovo Selo)라고 하는 곳에 있는 경찰 훈련소로 옮겨져 그곳에서 폭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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