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주요 언론이 국제면에서 비중 있게 다룬 두 건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유럽연합(EU)이 3월 7일부터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 Act)을 전면 시행한다는 소식과 지난달 21일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시장을 독점하고 경쟁을 저해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다. 디지털 시장법 제정이나 애플의 반독점 피소는 본질적으로 디지털 시장에서 빅테크 기업이 시장 내 지위를 남용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불공정 구도로 형성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EU는 사실상 오래전부터 디지털 규제를 마련해왔다. 대형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책임과 공정한 경쟁을 강조했기 때문에 디지털 시장법 외에도 크고 작은 규제가 존재하고 있다. 개인정보가 EU 역외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한 규제는 유명하다. 특히 디지털 시장법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외부 앱과 대체 앱스토어를 설치하는 등 자사 서비스와 제3자 서비스를 상호 운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디지털 규제의 첫걸음으로서 여러 국가가 디지털 시장법을 자국 디지털 규제의 모델로 검토 중이거나 비슷하게 입안하는 중이므로 디지털 시장법은 정보기술(IT)산업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