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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정치] [이재승 회원] 유로 스코프: 우크라이나서 열리는 ‘판도라의 상자’… 미·러 갈등 넘어 한반도에도 영향 (조선일보 2022.01.03)
Date: 2022-01-03

조선일보  |  이재승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장 모네 석좌교수

입력 2022.01.03

 

유라시아의 체스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014년 민스크 협정으로 위태로운 봉합을 유지하고 있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새로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명이 넘는 병력을 배치하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뒤로 물러서라는 강경한 통첩을 보내는 한편, 동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했다. 4150만 명의 인구와 독립국가연합 국가 중 둘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역사적 기원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발표한 에세이에서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주권은 러시아와 협력해야만 가능하다… 우리는 한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친서방 기조와 나토 가입 의사를 천명한 젤렌스키 정부에 대해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유라시아 지역의 패권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러시아가 적지 않은 정치적⋅경제적 피해를 수반할 전면전을 선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향후 지구전과 게릴라전이 지속될 경우 러시아 측이 부담해야 할 장기적인 비용은 크게 증가한다. 실제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은 초청장을 동반한다. 무력화된 정부가 러시아의 개입을 요청하고, 해당 지역의 자국민과 친러 진영을 보호하기 위해 개입을 하는 모양새를 갖춘다. 국민투표나 선거의 형식을 빌려 정당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러시아의 행보는 “다 계획이 있는” 게임이다.

위기의 고조는 NATO의 추가적인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고, 우크라이나를 확실히 완충지대화하는 한편, 미국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으로부터 유라시아까지 전선을 확대시키는 부담을 지게 한다. 금융 제재에는 이미 상당히 면역이 쌓여 있고 에너지 거래 단절은 유럽과 러시아 양측에 치명적이다. 중동과 아프간에서의 철군 이후 미국의 원거리 개입 역량은 불투명하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핵심 이익에서 벗어나 있다. 유럽은 여전히 리더십 부재와 분열을 보이고, 코로나 시기의 경제위기로 투입 가능한 안보 재원도 부족하다. 러시아로서는 크게 잃을 게 없는 게임에서 미국과 NATO는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분주해진다.

 

중략

 

기사 원문 출처: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2/01/03/XHGUT4B7UZCUJNNELC2I3FW4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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