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 윤영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 제32대 외교통상부 장관
입력 2022.03.15
안타깝지만 세상이 난세로 접어들고 있다. 안보 측면에서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 사례다. 만일 서방이 러시아를 제어하지 못하면 대국들이 소국들의 주권을 짓밟는 약육강식의 세상이 되어 갈 수 있다. 이념 측면에서는 서방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국제규범 준수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에 의해 심하게 도전받고 있다.
이러한 기존 질서의 파괴 양상은 경제 통상 측면에서도 뚜렷하다. 2차 대전 이후 자리 잡은 자유무역 다자경제질서는 이미 옛날이야기다, 2001년 시작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협상은 물 건너간 지 오래고, WTO 상소기구는 위원 전원이 공석이어서 기능 중지 상태다. 이제 관리무역, 보호무역이 일상화했다. 이 같은 변화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 초부터 가속하고 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떠받쳐주던 미국의 상대적 힘(권력)이 약화하였기 때문이다.
중략
기사 원문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5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