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 조윤제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전 주미대사, 전 주영대사,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입력 2022.07.08.
20세기는 한반도에 격변의 시기였다. 망국, 식민지배, 해방, 독립, 참담한 동족상쟁이란 민족적 비극을 겪고 그 위에 피어 오른 눈부신 경제발전과 국가위상 제고… 한 세기에 걸쳐 펼쳐진 이 대 파노라마의 전개는 ‘격동’ ‘기적’이란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이러한 파노라마를 전개하게 된 20세기 한반도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은 필자의 소견으로는 ‘신분계급의 완전 붕괴’였다.
한반도는 수천 년에 걸쳐 계급사회였다. 태생에 의해 계급이 정해졌으며 이 것이 때로는 다소 유연하게 때로는 경직적으로 작동했지만 이 땅에 살아온 대부분 민초들에게는 좌절과 자포를 낳고 가슴에 한(恨)의 응어리가 맺히게 한 제도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소망을 이룰 수 없을 때 좌절에 빠지고 그 멍에가 자식들에게까지 씌어지면 한을 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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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85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