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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 [조윤제 회원] 시장이라고 다 똑 같은 시장이 아니다
Date: 2022-11-27

중앙일보 | 조윤제 서강대 명예교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전 주미대사, 전 주영대사,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나무를 보면 살아온 역사를 그 몸에 간직하고 있다. 어느 해 폭설로 휘어지고 뒤틀린 가지, 어느 해 병충해로 제대로 자라지 못했던 짧은 가지 간격-모두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람도, 나라도 마찬가지다. 겪어온 모든 삶의 일, 역사의 순간들이 그 사람, 그 사회의 오늘날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그 것을 부인하려 해도, 부정하려 해도, 그 모습은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 시장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조선과 일제치하, 개발독재와 민주화를 거친 역사의 유산을 오늘날의 모습에 담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여야 현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미래를 위해 더 잘 고쳐나갈 수 있다.

유럽에서는 중세 이후 자유도시와 상업, 수공업의 동업조합인 길드가 발전해왔다. 지금도 유럽 도시들에는 시내중심에 길드홀이 우뚝 서있다. 런던시장이 매년 주최하는 길드홀 연회는 영국에서 가장 성대한 연회다. 큰 홀에는 각 길드를 상징하는 수 많은 깃발들이 걸려있다. 이 길드조직에서는 도제가 수년간 장인으로부터 훈련을 받고 어느 정도 수공업자로서의 자세와 기술을 익히게 되면 져니맨이라는 자격을 얻어 다른 도시들에 가서 그 곳의 동향, 기술들을 배우고 돌아와 비로소 자신의 상품을 만들어냈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masterpiece)이 길드의 장인들로부터 인정받으면 그도 장인(master)의 자격을 얻는 것이다. 길드와 시장은 자율적 규제와 내부 규율을 세우며 발전 성장했다. 제조업, 금융업, 회계업도 그렇게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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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0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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