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포럼 The Seoul Forum for International Affairs(SFIA)

국문/KOR

[과학기술•산업•환경] [김정호 회원] 30㎝ 반도체칩이 초고속 컴퓨터 85만개 기능… ‘초거대 반도체’ 시대 개막 (조선일보 22.12.07)
Date: 2022-12-07

김정호 | 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장 겸 과학기술전략센터장, KAIST AI 대학원 겸임교수, 삼성전자 산학협력 센터장

입력: 22.12.07

 

1970년대 초 초등학교 시절 고려대학교 건너편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홍파초등학교를 다녔다. 2학년 때 홍천에서 전학 와서 제일 먼저 놀란 것은 엄청난 학생 수였다. 그때 학생이 한 반에 80명 가까이 있었고, 한 학년에는 15반까지 있었다. 콩나물 교실이라 불렀다. 월요 조회 시간에는 전교생이 운동장에 다 모였는데, 그 수가 무려 7000명이 넘었다. 운동장에 빽빽하게 모인 학생 수는 정말 ‘큰 숫자’였다. 그때 학교 앞을 달리던 시영(市營) 버스는 문을 닫지 못하고 곡예 운전으로 출발했다. 버스 차장이 문 끝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겨울이 다가오면 경동시장 골목길에는 김장 배추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그것도 아주 큰 숫자였다. 수십 년 흘러 디지털 혁명 시대인 2025년경에는 한 해 동안 지구 전체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숫자가 175ZB(제타바이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때 제타(Z)는 10의 21제곱이라는 대단히 큰 숫자의 단위가 된다. 한편 최근 경북 봉화 광산에서 광부들이 무사히 구출되었다. 그 아연 광산 막장에 갇혔다가 구출된 광부들과 그 가족에게는 221시간은 셀 수 없는 무한(無限) 크기의 시간이다. 탄광 갱도 깊이 190m도 측정하기 불가능한 광년(光年)의 거리가 된다. 이렇게 ‘큰 숫자’와 이를 재는 ‘물리 단위’는 각 시대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초거대(超巨大)’ 현상과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외(疏外)’를 상징한다.

지금 디지털 혁명 시대에 가장 필수적인 인공지능의 학습과 판단에는 수많은 수학 행렬 계산이 수행된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행렬 계산을 통해서 최고의 이익 확률을 가진 결정을 ‘판단(Inference)’으로 출력한다. 그런데 여기에 수학 행렬 계산은 정의(定義) 자체가 병렬 과정이다. 다시 말해서 여러 계산기가 나누어 동시에 계산하고, 다음 단계에서 합치면 된다. 그래서 인공지능 반도체와 서버 컴퓨터는 극단적 병렬 구조를 갖는다. 이를 위해 GPU(Graphic Process Unit)에는 ‘수천 개’의 계산기 코어(Core)가 병렬로 내장된다. 그래야 가상 세계 속에서도 전세계 인간 숫자만큼 제각각 개별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을 생성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칩 하나에 ‘수십만 개’의 병렬 계산기 코어(Core)를 내장한 ‘초거대 인공지능 반도체’가 등장했다. 이제 반도체도 초거대 시대가 되었다.

하략 

 

기사원문출처: [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30㎝ 반도체칩이 초고속 컴퓨터 85만개 기능… ‘초거대 반도체’ 시대 개막 - 조선일보 (chosun.com)

Copyrights and Contact details

  • Seoul Forum
  • 주소 03737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충정로23 풍산빌딩 3층
    TEL. 82-2-779-7383 FAX. 82-2-779-7380 E-Mail. info@seoulforum.or.kr
    개인정보처리방침   국세청
    Copyright © 2018 The Seoul Forum for International Affairs. All Rights Reserved.

Display page loading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