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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정치] [김병연 회원] 중앙시평: 죄인의 민주주의 (중앙일보 2021.01.06)
Date: 2021-01-06

[중앙시평] 죄인의 민주주의

중앙일보  |  김병연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입력 2021.01.06
 
 
죄인의 마음이 겸손과 절제 낳아
민주주의 정신도 여기서 비롯돼
의인인 양 행동하는 여당과 친문
민주주의 근간 허물고 있지 않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도 베드로는 자신의 죄성(罪性)과 유한함을 이렇게 고백했다. 이는 초월자의 밝은 빛 앞에서 존재와 심성의 비천함을 깨닫는 우리 인간의 공통된 고백일 것이다. 그러기에 기독교는 하나님으로부터의 구원을 대망하고, 불교와 유교는 깨달음과 수양을 통해 인간의 비약을 소원한다. 겸손과 절제, 비판을 기꺼이 수용하는 마음이 여기서 배태되며, 견제와 균형, 포용, 성찰이라는 민주주의 정신도 이 마음에서 자란다.

민주주의는 죄인을 위한 제도다.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고 지혜와 지식까지 갖춘 의인(義人)이 있다면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자격을 갖춘 자는 매우 드물다. 권력을 가졌을 때 그가 변심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설혹 이런 자가 통치한다 해도 평범한 세상이 그의 비범함을 따라줄지 의문이다. 애덤 스미스가 자본주의는 위인이 아니라 범인(凡人)을 위한 제도라 말했듯이 민주주의는 의인이 아니라 평인(平人)의 제도다. 이 두 제도가 발전적이고 견고한 것도 인간의 자기중심적 편향과 유한함을 인정하고 경쟁과 견제를 통해 사회의 균형을 잡았기 때문이다.
 
 

중략

 

기사 원문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396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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