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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이정동 회원] 한국과 상호보완적 생태계 가진 독일과 손잡아야(중앙일보 2022.10.10)
Date: 2022-10-10

중앙일보 |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과정 교수,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과학특별보좌관

입력 2022.10.10

영화관에서 맨 앞줄의 사람이 조금 더 잘 보겠다고 일어서면 뒷줄의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일어서야 한다. 결국 영화관의 모든 사람이 서서 영화를 보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영화관 효과’라고 한다. 사교육 열풍의 폐해를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데,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와중에 주요 국가들이 전략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30여 국가에서 기술주권을 지키고자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하고 각종 육성정책과 지원법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예열해오던 미·중 패권분쟁에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거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만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안보위기가 겹쳐진 결과다. 결정적으로는 대중의 감정에 호소하려는 정치인들이 ‘기술주권’이라는 단어를 정치적 아젠다로 채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 세계가 거대한 영화관 효과를 목도하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가 인공지능·클라우드·퀀텀컴퓨팅·첨단바이오·우주 등 극소수 기술들을 전략기술로 선정하고, 그 좁은 분야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첨단 반도체라는 한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돈만 해도 미국 1000억 달러, 중국 1400억 달러, 유럽 420억 달러, 일본 470억 달러다. 학생에게 필요한 많은 소양을 알지만, 국·영·수를 잘해야 경쟁에서 이긴다는 절박감에 모든 학부모가 같은 방식으로 중복투자하고 있는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옆눈 가린 말처럼 내달리는 시대
“미국 기술보호주의, 당분간 지속”
한국은 미·중과 전략 환경 달라
개방적인 기술 공동체 전략 짜야

 

전략기술과 산업육성을 위한 정책들도 산업혁명 이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그대로 빼닮았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금기시되던 기업 대상의 직접보조금 정책도 거리낌 없이 쓴다. 테슬라는 한때 경영이 어려워졌을 때 4억 6000만 달러의 정부보증 대출을 받았고, 미국의 태양광업체 솔린드라는 5억 3500만 달러의 정부보증 대출에도 불구하고 결국 2011년 파산했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전통적으로 정부의 직접 지원을 금기시해왔던 미국의 태세 전환에 전 세계가 더 놀랐다.

 

생략 

 

기사원문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07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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